• 2022. 5. 24.

    by. pellen

    안초비 Acciughe 이탈리아 요리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를 통틀어 안초비보다 진한 풍미를 내는것은 없다. 안초비는 어떤 역할도 소화해내는 풍미를 가지고 있다. 다진 안초비는 구이에서 나오는 육즙에 녹아 고기 맛에 깊이를 더하는 반면, 그 자체의 특성은 버린다. 파스타 소스에 넣거나 녹인 모차렐라에 곁들일 때처럼 전면에 내세우면, 안초비의 강렬한 매력은 우리의 혀 속 세포를 절대적으로 지배한다. 안초비는 피에몬테 지역에서 생채소를 찍어 먹는 바냐카우다(bagna caoda)와 삶은 고기나 생 선을 곁들이는 톡 쏘는 녹색 소스인 다양한 살사 베르데(salsaverde)의 필수 재료다.

    안초비를 고르고 손질하는법 : 살이 많은 안초비일수록 더 풍부하고 깊은 맛을 낸다. 가장 살이 많은 안초비는 소금에 절여져 큰 금속 용기에 담겨 있으며, 무게에 따라 판매한다. 대부분의 경우 115g짜리가 한 번에 사기에 적합한 양이다.    안초비를 통째로 흐르는 찬물에 헹군다. 안초비를 저장했던 소금을 최대 한씻어낸다. 안초비를 한번에 한마리씩 손질한다. 꼬리를 잡고, 칼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비늘을 모두 긁어낸다. 비늘을 벗기고 나면 등쪽 지느러미와 지느러미 에 붙어 있는 작은 뼈를 함께 제거한다. 엄지손톱을 꼬리 반대쪽의 벌어진 끝부분에 밀어 넣고, 뼈에 가깝게 붙여 꼬리까지 쭉 따라서 가른다 손으로 등뼈를 떼어내고, 뼈가 발린 살코기를 두 토막으로 쪼갠다. 살코기 토막을 손가락 끝으로 살살 문질러 남아있는 잔뼈들을 제거한다. 흐르는 찬물에 헹구고 키친타월로 가볍게 톡톡 두드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깊이가 얕은 접시에 손질한 살코기 토막을 놓는다. 살코기 토막이 한겹으로 집시를 가득 채우면, 안초비가 잠기도록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를 충분히 붓는다. 집시에 손질한 안초비를 놓으면서 한 층이 쌓일 때마다 올리브유를 붓는다. 맨 위층은 올리브유로 완전히 덮여야 한다.

    2~3시간 안에 쓰지 않는다면 접시를 덮어 냉장고에 넣는다. 뚜껑이 없으면 주방용 랩으로 덮는다. 이 안초비는 10일에서 2주까지 저장할 수 있지만, 일주일 안에 쓰는 것이 가장 좋다. 이 방식으로 손질해둔 안초비는 전채로 먹기에 아주 좋을 뿐만 아니라, 바삭하게 구워서 자른 빵에 버터를 두껍게 바르고 올려먹으면 훌륭한 간식이 된다.

    참고 : 앞에서 설명한 소금에 통째로 절인 안초비를 구할 수 없다면, 살코기만 미리 손질된 것을 사야 한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것을 눈으로 보고 유리병에 든 제품을 택한다. 가격을 할인하는 안초비에 유혹되지 마라. 정말로 좋은 안초비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가격이 싼 경우, 안초비라고 불러서는 안될 정도로 파삭파삭하고 소금기에 쩐 아주 끔찍한 상태일 수 있다. 만일 통조림을 사용한다면, 남은 안초비를 그 안에 보관해서는 안된다. 남은 것은 꺼내 동그랗게 말아 작은 병이나 깊이가 있는 작은 접시에 넣고,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충분히 부어 냉장보관한다. 짜서 쓰는 안초비 페이스트는 사용하지 않는다. 맛이 너무 강하고 짜며, 안초비를 쓰는 근본적인 이유인 특유의 매력적인 향이 거의 없다.

    안초비로 요리하기 : 대부분의 경우에 안초비는 잘게 다진다. 그래야 쉽게 녹고, 다른 재료에 그 풍미가 스며든다. 너무 뜨거운 기름에 다진 안초비를 넣어서는 안되는데, 녹지 않고 튀겨지면서 딱딱해지고, 맛은 써지기 때문이다. 안초비를 넣은후에는 팬을 화기에서 떼었다가, 전체적으로 저어서 안초비를 페이스트 상태로 잘게 부순 다음에 다시 가열한다. 가능하면 옆에 물을 끓이는 다른 냄비를 두고, 안초비를 넣은 팬을 그 위로 가져가 안초비가 녹을 때까지 저어가며 중탕하는방법도있다. 

    발사믹 식초 Aceto Balsamico : 수백년간 볼로냐 북부에 한정된,모데나 지역 특산품인 발사믹 식초는 백포도의 달콤한 과즙만 응축시켜서 만든다. 전통적인 방식의 발사믹 식초는 다양한 수종으로 만든 나무통에 옮겨 수십년간 숙성시킨다.

    감별하는 법 : 밝은 빛에 비추어 보았을 때 색은 깊고 진한 갈색을 띠어야 한다. 와인잔에 넣고 돌렸을때 유리잔 안쪽 면을 타고 시럽처럼 홀러내리는 농도이되, 얼룩지거나 너무 붉어서는 안 된댜 향은 강렬하면서도 산뜻하게 퍼져야 한다. 한 모금 홀짝 마셨을 때 단맛과 신맛이 조화롭게 느껴져야 하며, 맛이 묵직 하면서도 혀에 부드럽게 퍼지되 너무 달거나 톡 쏘아서는 안 된다. 결코 값이 저렴하지 않고, 무척 귀해서 향수병보다 훨씬 더 큰 용기에는 담지 못한다. 라벨에는 완전한 공식 명칭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아체토 발사미코 트라디치오날 레 디 모데나'(Aceto Balsamico Tradizionale di Modena). 발사믹 식초라 불리는 다른 모든 제품은 일상적인 판매를 위해 설탕이나 캐러멜로 맛을 낸 와인 식초로, 전통적인 발사믹 식초와 비교할 것이 못 된다.

    사용하는 법 : 진짜 발사믹 식초는 아주 소량을 쓴다. 샐러드에서 보통 식초는 절대 발사믹 식초를 대체할 수 없다. 올리브유와 순수 와인 식초로 만든 기본 드레싱에 몇 방울 넣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발사믹 식초는 조리시 가장 마지막 단계나 요리를 거의 마쳐갈 때에 넣어야 한다. 그래야 완성된 요리에 발사믹 식초의 향이 온전히 담길 수 있다. 신선한 딸기를 잘라서 내기 직전에 발사믹 식초로 살짝만 버무려도 놀라운 맛을 낸다. 하지만 발사믹 식초가 때로 ‘창조적’이라고 묘사되는 요리에 상투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은 유감스럽다. 한때 토마토와 마늘이 이탈리아식 스파게티 전문점에서 버릇처럼 등장했듯이 말이다. 발사믹 식초를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된다. 발사믹 식초의 풍미가 선사하는 놀라움 과 강렬함이 자주 반복되면 오히려 지겨워질 테니 말이다

    바질 : 바질에 관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점은 덜 익힐수록 맛이 좋고, 향은 날것일 때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파스타를 소스로 버무려 완성한 다음에 바질을 넣는 것이다. 같은 관점에서 가장 응축된 맛을 지닌 바질 소스인 페스토는 언제나 날것으로 상온에서 쓰며 절대 데우지 않는다. 가끔 수프나 스튜, 또는 다른 요리에 넣어 바질을 익혀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바질의 생생하고 풍부한 향이 다른 재료의 향과 뒤죽박죽 섞여 사라지고 만다. 넣는 시점이 의심스럽거나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라면, 바질은 먹기 직전 가장 마지막 순간에 넣으면 된다.

    사용하는법 : 가장 신선한 바질만을 사용하고 검게 변했거나 시들시들한 잎은 사용하지 않는다. 당신이 바질을 키우고 있다면, 바질이 너무 많은 햇볕을 쬐기 전인 이른 아침에 그날 필요한 양만 따서 써라. 바질을 요리에 쓰기 직전에, 흐르는 찬물에 재빨리 헹구거나 물에 적신 천으로 잎을 닦아준다. 레시피에서 가늘고 잘게 썰라고 하지 않는 한, 바질을 칼로 썰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바질잎을 요리에 통째로 넣고 싶지 않다면 손으로 찢는것이 칼로 써는 것보다 낫다. 말린 바질이나 가루로 된 것은 절대 쓰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바질을 얼려놓거나 저장해놓는다. 나는 신선한 바질을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신선한 것을 쓸 수 없다면 제철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월계수잎 Alloro : 월계수잎은 이탈리아 주방에서 가장 다용도로 쓰이는 허브다. 파스타 소스를 만들때 쓰기도 하고, 올리브유에 절인 염소치즈나 말린 무화과처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존된 음식에 향을 더해주기도 한다. 고기를 양념에 재울 때 넣기도 하는데, 월계수잎이야 말로 바비큐에 가장 이상적인 허브다. 생선 꼬치 요리에, 또는 송아지 간 요리 위에, 또는 불에 넣었을 때조차 제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레드 와인에 졸인 배나 삶은 밤에 월계수잎을 넣는 것만큼 기분 좋은 조합은 없을 것이다.

    고르는 법 : 월계수잎은 예쁘게 마르고 또 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조각난 것이나 가루 형태가 아닌, 잎 모양이 온전한 것을 구매해야 한다. 유리병에 넣어 단단히 밀폐한 다음 시원한 찬장에 두고 보관한다. 말린 것이건 신선한 것이건, 물에 적신 천으로 가볍게 닦아서 사용한다. 참고로 정원이나 테라스 또는 발코니가 있다면 성장이 빠르고 강인한 다년생 작물인 월계수를 직접 키워도 된다. 잎을 거의 무한정으로 주방에 공급해줄 것이다. 단, 당신이 사는 곳의 겨울이 길고 혹독하다면 봄이 될 때까지 실내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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